에세이1 <쓰는 직업> _ 곽아람 p8 그렇지만 사랑했다. 쓴다는 이 직업의 속성을, 정의를 추구한다는 명분을, 세상과 독자를 매개한다는 역할을, 오늘을 기록한다는 꾸준함을 사랑했다. p19 ... 신문사 입사 이후의 시기를 2막이라 할 수 있겠는데 그건 정말이지 끊임없이 '나'를 지워가는 과정이었다. 그렇지만 나는 완전히 지워지고 싶지 않았다. 항거하며 나의 문장과 문체를 고수할 용기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'나'라는 사람이 없는 글을 쓰는 일 만으로 인생을 채우고 싶지 않았다. p75 "제가 그 어려운 일을 또 해냈지 말입니다!" 라고 드라마 주인공처럼 외치고픈 일말의 뿌듯함도 물론 있지만 그 보다는 "오늘 하루도 진하게 보냈다"는 만화 의 대사를 내뱉으며 단내나는 숨을 내쉴 때가 더 많다. 마감의 힘으로 마감을 하는 건지, 나의 힘으로.. 2024. 3. 17. 이전 1 다음